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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일이 이제는 지쳤으니 그만하자고, 이미 사고의 원인은 밝혀졌고 이상 진상조사라고 할것도 없다고 말이다. 이런 생각을 쓰거나 말하는게 참으로 위험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소위 "정의" "양심" 여론에 밀려 소신을 밝히는데 두려워해서야 그것이 올바른 사회이겠나 싶었다. 덕분에 욕을 먹기는 했지만 말이다.


  생각은 그렇다. 이미 밝혀질 것은 밝혀졌다. 입법자와 법체계의 안일함, 운수회사 일당의 불법, 선장 이하 선원의 무능력, 해경 정부기관의 미흡한 대처... 이것이 세월호를 키운 것이다. 이게 사실이고 여기서 이상 다른 원인이나 진상조사를 밝힐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나아가 다른 사고 원인을 조사하자고 한다면 과거 천안함이 미군 잠수함과 부딪혀 침몰했다는 식의 가치 없는 선동에 불과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진짜 원인은 현재 정치판에 군림해 정치양반들의 계보를 잇고 있는 그런 부조리한 인간들을 알고도 뽑아준 바보 같은 우리에게 있었다. 알고도 홍준표를 당선시켰으며 알고도 이명박을, 알면서도 박근혜를 뽑은 것이다. 진짜 책임은 조직이나 사회 속에 들어가면 당파성이나 이해관계에 휘말려버리고 마는 부조리한 우리에게 있었다.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라고 학자 니부어가 그랬던가. 어쨌든 부조리한 사회를 만든 것은 사회구성원이다. 따라서 나는 어떤 부조리한 인간을 뽑았으니 잘못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총체적 난국은 우리가 키운 것이다. 


 국가, 정부를 하나하나 떼어놓고 살펴보자면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철옹성일 것만 같은 국가는 실상 우리 개개인들일 뿐이다. 스스로를 반성해야지 비판의 화살이 나를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지 못한 다른 , 대신할 , 탓할 대자, 정부, 국가를 향해 날아가서야 근본적 해결이 원만히 진행되겠느냐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이에 나는 세월호 사건을 가지고 광화문에 나아가 외치고 거리행진하고, 이미 밝혀진 것을 억지부리듯 '진상조사' 외치지 말라고 것이다. 


 국가테러를 자행할 것이 아니면, 저런 식의-애매한 합법적 시위로는 사회를 변혁할 없다. 역사를 보건대 알지 않은가? 정치기관의 일정 기능이 마비되거나 아주 히스테리컬한 충격을 수준의 국가 정치'테러' 아니라면 국가는 눈도 깜박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동안 많이 겪어왔지 않았나? 작게는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 구조조정 문제까지 말이다. 그때 우리 학생조직의 말이 통하던가? 학생이, 노동자가 단식투쟁을 하고 삭발투쟁을 한다고 해서 원하는 바를 근본적으로 쟁취해냈는가? 아니다 결코 그렇지 못하다.


 세월 이후 우리 앞에 남은 것은 진상조사도 아니고 세월호 인양도 아니다. 우리 앞에 남은 과제는 우리 스스로 고통을 잊지 않고 반만년 꾸준히 기억하며 타자가 아닌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자를 색출해 처벌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나 여타 이익을 위해 방치하거나 완화시킨,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부실한 법체계의 강화이다. 그런데 앞서서처럼 거대한 국가테러를 통해 사회를 바꿀 용기가 없다면, 위와 같이 남은 과제의 완수를 위해 저렇게 시위를 하며 사람들을 만성적 피로로 내몰며 자신들의 품속에서 멀어지게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좌파는 약자의 편이라고 하였던가. 그리고 정치는 당파성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약자 편인 자가 좌파고 강자 편인 자가 우파고... 그런 식의 안일한 이분법적 대립이 진짜 부조리의 원인이라 분석한다. 진짜 우파는 바로 좌파의 편에만 서있는 또는 우파의 편에만 서있는 - 소소한 당파성을 이룬 자들이다. 진짜 좌파는 당파로 우리 사람, 우리 인간people, 우리 인류를 끌어안고 인류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사람을 끌어안은 진짜 좌파는 감정이나 감성에만 치우쳐서도 아니 되며 이성이나 이론, 경제성에만 치우쳐서도 아니 된다. 소위 "뜨거운 심장" "차가운 두뇌" 같이 지녀야 한다. 인류 당파, 이분법이라고 할라치면 이것이 진짜 쓸만한 이분법 아닌가?


 
그런데 눈에 우리 대한민국에는 그런 좌파란 없다. 여당도 야당도 세월호도 모두 우파뿐이다. 한쪽에서는 경제적 이해관계나 당장의 이익, 사욕에 눈이 멀어 자신의 의무와 인간적 감수성을 망각하여 만연한 부조리에 부패해가고 있다. 반면 "정의" 외치는 다른 한쪽에서는 감성이나 감정에 빠져 여타 공리적 이익이나 경제적 가치에는 소홀한 수천억의 혈세를 낭비하며 세월호를 인양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연 누가 옳다고 자신 있게 말할 있을까? 참으로 비극적인 1 사고를 생각해보며 역시 반성의 계기로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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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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