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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첩에 적는다.

 

수첩을 요약,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5월 2일 토요일에 고열에 시달린다.

5월 4일에 평택에 도착한다.

5월 9일에는 부모님 면회를 하게 된다.

5월 10일에는 친구가 면회를 와준것으로 기억한다.

5월 11일에는 천안함으로 배치받는다.

5월 18일은 성년의 날이었다. 군대에서 알게모르게 지나간 나의 성년의 날... 학교에서 성년이라고 장미꽃 선물을 받고 있을 친구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웃으며 학교에, 난 울며 군대에.

5월 26일부터 28일간 포배열 작업을 했다.

6월 4일부터 출항을 한다.

6월 7일부터 12일간 배멀미로 설사와 구토를 했다. 11일과 12일에 지사제를 먹고 안정이 된다.

6월 13일에는 바다 한가운데서 재급유를 했다.

6월 14일에는 레이다에 미확인물체가 포착되어 그곳으로 이동했다.

6월 16일은 입대한지 3달째가 되는 날이다.

6월 17일은 옆 구역에서 순찰중이던 대천함이 소나탐지기에 이상물체가 탐지되어 소형폭뢰 2발을 투하했다. 왕건함이 출동한다.

6월 19일은 입항예정일.[각주:1]

6월 22일주는 포요원 능력평가가 있는 주.[각주:2]

6월 24일은 IS-1 대함 종합사격 평가.

6월 25일은 IA-2 대공 기본사격 평가.

6월 26일은 종합 정비검열 MI 이 있는 날.

6월 29일은 출동예정(21구역)

 

09/5/10

5월 10일 새벽 4시에서 6시. 잠시간 당식근무를 했다. 오늘은 면회 당일이다. 당직근무하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을 보았다.[각주:3] 다른 내무반에서 내 학교 과 동기의 동창을 알게 되었다. 이름이.. 이규현이고, 의무대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과 여동기 문지원의 친구라고 한다.

 

09/5/13

 이곳 천안함에 도착해서의 첫 기록이다. 11일, 월요일에 왔으니 오늘로써 3일째 밤을 맞이하는 것이다. 첮주는 견습기간이다. 기쵸교 및 후반기 교육장에서와는 너무나도 다른 생활...

 규칙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정신적으로 괴롭다. 사람들의 이름, 얼굴, 계급, 그에따른 예우... 들을 암기해야 한다. 그것들이 특히 어렵다. 차라리 작은 배로 갔으면 좋았으련만.

 - 구명조끼의 이름과[각주:4] 대걸레[각주:5], 재활용 손걸레[각주:6]의 해군명칭을 알아둘 것.

 - 선임자 계급과 이름

   안ㅇㅇ 선임수병(이병)

   이ㅇㅇ 상병

   이ㅇㅇ 병기사

   김덕ㅇ 병기사

   김ㅇㅇ 하사

 

09/5/18 첫 출항[각주:7]

 출항전 항해시운전을 했다. 엔진을 켜고 약 4시간 정도 나갔다. 생각보다 흔들림이 심하지 않았음. 힘들다. 지금 들리는 나의 모습이 진정 나의 모습이었단 말인가. 소극에서 적극으로, 어색에서 익숙으로... 너무 추상적인 대안인것 같다.

 이도저도 아닌 그것이, 이것이면 안될텐데 하는 것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이것은 아니다 그렇데 이것은 아니다가 아니다 그럼 이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과거이며 이것이 아니다는 현재인가?

 잘하고 싶지만 좀처럼 우물주물 뒤에서 주춤거리는게 내 모습. 난 이러한 내 모습이 이러할줄도 몰랐으며 남들로부터 진지하게 인식되어지는줄도 몰랐다. 어쩌면... 이것은 마치, 내게 있어서 63빌딩에서 떨어지는 큰 사건이 될지도 모르겠다.[각주:8]

 만약 내가 적응하고 변화한다면 그것은 전자와 같은 일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즉 나 스스로가 나 스스로를 파악하고 분석, 해석, 대응하고 정비치 못한다면, 지금 말하게 될 후자가 될 것이다. 평범 그 이하.

 이러한 사고가 바로 열등감같다. 열등감은 나 자체다. 내 정체성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후자가 되지 않을 것임을 노력하겠지만, 내 스스로일지도 모르는 그 후자를 파괴해버린다면, 내 존재는 계속 있게 될까.

 

09/5/19 함교 올라가다.

함교 올라가다. 저녁에 또 사격훈련(시험)이 있었다. 저번 항햇운전보다 출렁임이 더 심했다. 그러나 멀미는 없었음.

 과자로 굶주린 배를 채우다.

 

 *어뢰발사관, 하푼, 라이트그래인

해찌, 데끼(진회색)

 

09/5/20

데끼칠.[각주:9]

아직도 이 배의 승조원 이름과 얼굴이 다 기억나지 않는다. 포갑부, 항해부, 침실사람들은 그래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음주부터는 현문당직근무를 나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각주:10]

 부모님께 전화드리다.

 

 미개 이야기를 삭제하고 육상 및 참수리 이야기를 할것.

 

 잘하면 잘한대로, 못하면 못한대로 피곤하다. 기상시간이 점점 빨라진다.[각주:11] 기상시간을 신경쓰느라 그런지 중간중간 항상 잠에서 깬다. 내일은 15분... 마치 영창과 같다. 다르긴 하지만. 취침빼고는 잠이나 눕거나 앉아있지를 못한다.

 

09/5/21~22

 시험은 외박이나 외출, 휴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포대용 기름은 PL-SP라고 하니 기억할것.

 옆 부두에 mhc 고창함과 yub가 정박해있다. 건너편 부두에는 신세기함이 정박해있다.

 

 * 바우쵸크

   - 레스큐

   - 하우징

   - 푸싱[각주:12]

 

09/5/23 오후 11시 45분 명부암기테스트 하다.

 내게 해군에 입대하고자 하는 친구가 있따면 딱 네가지 충고를 할 것이다. 첫째, 면접관에게 막말을 해라. 둘째, 합격하면 어떻게 해서든 참수리 이하의 배, 기타의 작은 함정을 타도록 해라. 셋째, 빽을 써서라도 헌병에 들어가라.[각주:13] 넷쩨, 막약 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 존재를 믿는다면 그 존재에게 빌어라.

 

 군대에서 서글픔의 첫째는 신체적인 병이오, 둘째는 아무도 인정하거나 알지 않는 '노력함'이다. 이곳에서 새로이 느낀점은 두번째이다. 확실히 군대는(또는 이곳은) 결과만을 중시한다. 그들은 그 결과를 토대로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까지 도출해내버린다.결과가 안좋으면 그 과정역시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도출됨'은 전지적 관찰자에 의해 '진실'이 편명될 수 있다고, '상상함'을 도입해본다면...) 옳거나 또는 틀리든, 그 해석자의 기준에서 타당성 여부가 판명되어진다.  사람이 사는, 또는 직무를 수행하는 집단 내에 있어서 결과를 통해 과정을 도출해내는 이러한 현실은 과연 옳은 것일까 타당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나는 생각한다. 겨로가는 분명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과를 토대로 과정의 가치또한 평가한다는 것은 그 과정의 가치에 대한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결과에 대한 과정의 평가를 내릴 때는 과정을 우선 살피고, 후에 과정의 정당성여부를 평가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과정-결과

                       ㅣ

                      정당성

                       ㅣ

                       판결

  1. 정확히 그날 입항했는지는 불분명. 입항이 연기되는 사례가 매우 잦음. [본문으로]
  2. 상당히 고생한다. [본문으로]
  3. 읽었다는 것이 아니고 우연하게 그저 표지만 본 것임. [본문으로]
  4. 카포크 [본문으로]
  5. 스나프 [본문으로]
  6. 웨이스 [본문으로]
  7. 보통의 출항과는 다르다. 항해시운전차 하루 반나절 나갔다 오는 것이다. [본문으로]
  8. 63빌딩에 갈수조차 없는 여건.에서 저런 생각을 했다는것은, 자살을 의미하는것은 아니었던것 같다. 그런 수준의 충격을 의미하는듯 하다. [본문으로]
  9. 헤(해)찌.(26270) -연회색 데끼(26081)-진회색 [본문으로]
  10. 당시에는 승조원이 120명이었는데, 그들의 얼굴과 이름, 계급, 기수까지를 모두 매치하여 암기하여야 했다. 그래야만 당직근무를 원할하게 할 수 있었다. [본문으로]
  11. 기상시간은 해뜨기 15분전인가 30분 전인가에 있다. 하절기와 동절기로 나뉘어져있다. [본문으로]
  12. 갑판에 있는 3줄짜리 펜스?같은것의 각 명칭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13. 육상근무를 하라는 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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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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