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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뭐하지?



아니 당장 다음학기 논문을 어떻게 써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고 있는데 .



반철학(anti-philosophy), 비철학(non-philosophy).


철학이 너무 싫은 나머지 논문의 주제를 위의 것으로 하고 싶었지만... 참고할 꺼리가 국내에는 전혀 없다.


아 뭐 저기 어디냐 서울대 중앙대 고려대 연세대... 그런 곳에 적을 둔 학생들은 원서라도 구해서 독해해가며 쓸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별볼일 없는 대학에 올 수준밖에 안되는 나라는 학생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 



애초에 철학과에 입학할 때 나는 인식론-형이상학-존재론 등등 현학적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쓰여져 있고 또 사변적이기만 한 것들이 주류이자 철학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철학을 공부하기로 했을 때 내게 철학은 "진리"따위를 알려줄것만 같았다. 멋있었다. 현란하고 휘황찬란한 말과 글솜씨로 사람을 설득하고 나를 감동시켜 주었다. 


자신의 글과 말 속에 어떤 '생각'이란 것, 지식이란 것을 집어 넣어 내 생각을 더 구체화하고, 또 사람들을 설득하고, 내 편을 만들고, 사랑을 얻을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체 이전에 내가 겪고 감동하고 동감하고 동경함을., 그런 것들을 느낀 철학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내가 철학과에 입학하기로 결심하게끔 느꼈던 바로 그 철학을 찾기 위해 많은 것들을 제거했다. 주제와 인물들을 제거했는데. 주제로 말할것 같으면 앞서 말한 인식론-형이상학-존재론이 그것이다.


제거되어야 할 대표적인 그런 사변적이고-현학적이고-그들만의 리그속에 있는 인물들로 말할것 같으면 : 데카르트, 흄, 칸트... 더 많겠지만 이 셋은 분명히 철학사에서 제거되야할 대상이다. 최소한 내게 있어서는. 


그리고 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그리스에 있던 놈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크세노파네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제논과 같은 인물들.


철학적 논의와 철학사에서 영영 제거되어야 할 대상들이었다.


플라톤 역시 부분적으로는 영구적으로 제거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리고 중세철학사 전체가 모조리 제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존재론- 특히 신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증불가능한 것은 제거하자. 


이렇게 제거하고 나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만큼 내가 알고 있던 철학이 아니었던 것이지.  기껏 해봐야 윤리학, 논리학, 언어철학(분석철학)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여기서 또 언어철학도 지금에 와서는 거의 제거의 대상이 된것 같다. 그나마 언어철학에 희망을 걸었으나 이 언어철학도 나중에 이르러서는 사변적인 경향으로 흘러갔다. 그리하여 나는 언어철학도 버리기에 이르렀다.


윤리학도 지금에 와서는 내게서 소외되었다. 철학의 분과로서의 윤리는 내게 답을 내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답을 원하는데!


동양철학... 너무나 사변적이고 알수없는 말만- 공감할수 없는 말만 한다. 버려졌다.


아... 모든게 나로부터 버려졌다. 나는 빈 껍데기를 보고 철학을 공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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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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