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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파버

저자
막스 프리쉬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3-02-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기계문명의 노예로 전락한 현대인의 절망과 파멸을 그린 막스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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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 「호모 파버」와 줄거리


 이 작품은 두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첫 번째 정거장과 두 번째 정거장이 그것이다. 작품의 형식적인 특징으로는 첫째, 단조롭고 단단한, 명료한 문체를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읽기 쉽게 했다는 것이다.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주는 것 같다. 달리 보면 이는 딱딱하고 지루한 형식의 글이 될 수도 있겠는데, 작가는 이러한 문체를 사용함으로써 주인공의 성격을 더욱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 같다. 둘째, 작품은 때로는 결말을 먼저 말하고 나중에 뒷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는 읽는 나로 하여금 많은 불편과 혼란을 주었다. 이로 인해 작품은 과거와 지금을 넘나들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정확한 구분의 표시가 없기 때문에 이것 역시 작품을 읽어나가는데 불편함을 제공했다. 그리고 시점은 1인칭, 주인공의 시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발터 파버다. 그의 별명은 호모 파버다. 이 별명은 그의 옛 여자친구가 지어준 이름인데 그 이름에는 주인공이 어떤 유형인(人)인지 내포하고 있다. 그는 유네스코 에서 근무하는 기술자다. 그는 기계문명에 대해 철저히 신뢰한다. 주인공은 업무를 보기위해 비행기를 탄다. 그의 옆에 앉은 헤르베르트라는 사람은 계속해서 주인공을 귀찮게 한다. 비행기가 잠시 정차하는 틈을 타 주인공은 비행기를 안타고자 일부러 자신을 찾는 방송을 듣고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다. 그는 한참 뒤, 비행기가 출발했겠지 생각하며 나타나지만 주인공을 기다리며 찾아다니던 승무원에 의해 결국 비행기에 타게 된다. 비행기는 나중에 엔진의 고장으로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헤르베르트라는 사람이 자신의 친구 요하임의 동생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요하임은 자신의 옛 여인인 한나와 결혼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80여시간만에 구조된다. 주인공은 요하임을 보기 위해 헤르베르트와 함께 머나먼 담배농장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요하임은 자살을 한 뒤였다. 상심한 헤르베르트는 그곳에 남기로 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주인공을 맞이하는 사람은 주인공이 헤어지고자 선언한 여자인 아이비다. 여기서 주인공의 태도는 참으로 이상하다. 아이비를 싫어하고자 하면서도 단칼에 거리를 두려고 하진 않는듯했다. 파버의 행동은 아이비에게 때로는 희망을 주면서, 때로는 슬픔을 준다. 얼마 뒤 주인공은 아이비를 떠나기 위해 파리행 유람선을 탄다. 여기서 주인공은 자베트라는 젊은 여자를 만난다. 사실 그녀는 옛 애인인 한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딸이다. 그 사실을 주인공은 자신의 딸이 죽음을 앞둔 후에야 완전히 알게 된다. 배에서 주인공은 마지막의 아이비를 대했을 때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주인공은 말로는 독자에게 자베트에 대한 관심을 극구 부정하지만, 자베트를 바라보고, 그녀를 상대로 행동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독자가 보기에는 상당한 호감의 표현을, 주인공은 굳이 부인하면서 단순한 예의로서 치부해버린다. 배가 목적지에 도착해갈 즈음, 결국에 가서는 주인공은 어린 그녀를 좋아한다는, 본심을 드러낸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그리고는 헤어지지만 파버는 자베트를 잊지 못한다. 말로는 계속해서 그것을 부정한다. 하지만 몸은 그녀를 찾아다닌다. 결국 다시 만난 그들은 그리스로의 여행을 떠난다. 그리스여행 막바지에 주인공은 이 자베트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하게 되고, 그녀는 뱀에게 물리면서 쓰러져 발생한 뇌진탕으로 죽는다. 주인공은 자베트가 죽고 난 후에야 사인이 뱀이 아닌 뇌진탕임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자베트와의 사랑과 죽음 등 지금까지의 모든 사건은 운명도 필연도 아닌,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건은 파버의 말처럼, 우연일수도 있다. 운명일수도 있다. 그의 인간성에 따른, 결정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모든 사건들을 자기합리화를 한다. 모든 결과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변명으로만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제 2막인, 두 번째 정거장이 시작된다. 두 번째 정거장은 주인공 파버의 인간적 성격면에서 첫 번째 정거장과는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 주인공 파버는 낭만적이고, 자기 성찰적으로 변한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말이다. 일종의 사상변화 같다. 마지막에 주인공 파버는 위암수술을 받게 되면서 작품은 끝난다. 뒤에서 나오겠지만 영화는 원작의 두 번째 파트의 분위기를 채용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작품은 기술문명에 의해 기계성을 띄게 된 현대인의 초상과, 그것의 결말을 그려내고자 했던 것 같다.


2. 영화 「사랑과 슬픔의 여로(Voyager)」


 한글제목은 사랑과 슬픔의 여로이다. 영어로는 Voyager, 즉 항해자, 모험적 항해자, 여행자라는 뜻이다. 이는 마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던 주인공을 말하는 것 같았다. 영화는 원작과는 다르게 두 번째 정거장이 없고 첫 번째 정거장을 끝으로 한다. 영화의 형식적인 면에서는 주인공 남자의 독백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의 독백이 이렇게 많이 들어간 영화는 드문 것 같다. 이외에는 대체로 원작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과 같다. 다만 몇 가지의 눈에 띄었던 내용상 다른 점과 생략된 내용이 있었다.


 영화는 파머가 비행기를 안타고자 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동행인은 동생을 보러 간다고 한다. 비행기 불시착사고에서는 두 명이 사망한다. 그리고 구출과정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친구(소설에서는 요하임)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차량을 구하고, 찾아가는 과정도 생략되었다. 소설에서는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에서 영화는 소설과는 다른 큰 차이가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 남자의 성격이 매우 순화되었다는 것이다. 소설에서 보였던 주인공의 여자에 대한 편견, 또는 남자와 여자의 이분법적 사고가 영화에서는 거의 없었다. 소설에서는 예술, 종교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감상적이기도 했다. 이러한 차이점은 소설과 영화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다르게 변화시켰다. 영화는 낭만적이며 동정이 우러나오는 슬픈 영화가 되었다. 소설에서 조금씩 보이는 현실비판적인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분위기로만 보자면 소설의 두 번째 정거장에서의 주인공 모습과도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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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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