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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제3판 개역본)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출판사
까치 | 2012-01-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수많은 정치지도자들, 혁명가들, 그리고 자국의 권력자의 실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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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당시 이탈리아 지역의 역사, 그리고 당시 교황과 군주간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아야만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이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런 의미에서도 본 텍스트의 부실함을 변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군주와 그 체제에 대해 강조한 것도 이론적 이유라기보다는 당시 이탈리아 및 유럽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그 불안요소를 해결하고자 했던 그의 소망에 기인했을 것이라는 다수 사람들의 판단 역시 그럴싸하다. 또한 지금에 와서야 읽고 있는 중인 우리 당사자들은 이미 다른 의미의 민주주의 체제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치체제에 대한 개념적 괴리가 있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점 역시 우리가 그의 책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 생각한다.

 「군주론」은 피렌체의 왕, 로렌초 메디치에게 보내는 마키아벨리의 글이다. 많은 사람이 말하듯이, 이 책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군주의 권모술수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훌륭한 군주가 되고자 한다면 해야 할 군주교본이다. 따라서 그 속에서는 군주로서의 역할과 자세를 대부분의 내용으로 할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군주 체제와 군주의 유지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해야 할 정책과 군주의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 군주로서 국가적 운영 방법론이나 아니면 인간관계적 처세술, 혹은 군주 처세술 정도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는 처세술로서 군대와 백성의 다룸을 아주 중요한 측면으로 보았다. 군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우리내의 역사와 현실과 비교해서도 그렇고 세계사적으로 바라봐도 그렇지만 아주 날카롭고 유의미한,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 참고할만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와 나는 이 책을 정치 기술적 측면(political technique), 정치학적 측면(politeia 또는 theory of the state적인), 역사학적 측면(A view of the history)에서 그 의의를 논해보기를 시도해 본다. 여기서 주요 테마는 정치 기술적 측면이며, 이 정치 기술적 측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역사관적인 방법과 정치학적 이론을 토대로 빌렸을 뿐이다. 즉 나는 이 정치 기술적(권모술수적) 측면을 이 책의 목적이라고 가정하는데, 이 책의 목적에 따라 우선 그 토대가 되는 역사학적 가치와 정치학적 입장을 언급하고 마지막 결론으로써 정치 기술적 입장을 언급하도록 해보겠다.

 먼저 첫째로 역사관적 측면에서 보자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쓰는 과정에서 수많은 유럽 역사 및 로마 역사를 인용했다. 마키아벨리 당시의 역사적 혼란을 다잡기 위해 과거의 지혜를 빌려왔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다음에서 우리는 그가 역사를 바라보는(근거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걸을 때 거의 항상 다른 사람들이 디뎠던 길을 따라 걷고 모방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하지만 타인들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걸을 수도 없고 당신이 모방하고자 하는 사람의 비르투에 도달


할 수도 없으므로, 현명한 사람이라면 위대한 사람들이 밟았던 길로 들어서거나 대단히 탁월했던 사람


들을 모방함으로써 자신의 비르투가 그들에 미치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들의 냄새는 풍길 수 있어야 하


기 때문이다."  ( 군주론 제 6장 첫 단락 )


 두 번째, 마키아벨리의 정치학적 측면의 의의는 그가 말하는 군대, , 정치체제, 백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군사력과 함께 군사체계의 정비를 중요시하는데 앞서 말한 역사의 측면에서 보자면 현대의 정치적 측면에서도 참고할만 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군주를 향한 외부로부터의 칭찬과 비난, 너그러움이나 인색함, 가혹함과 자비심 등에 대한 그의 언급 역시 의미 있다고 여겨진다. 칭찬과 비난, 너그러움과 인색함, 가혹함과 자비심의 사이를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참고 삼아 위태롭게 넘나드는 모습은 마치 공자의 중용(中庸)을 보는 듯 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언급들은 군주론 제 15,16,17,18,21장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 둘을 근거하여 그는 훌륭한 정치적 처세술을 완성한다. 그 완성의 결론의 내용은 앞서 말했듯이 군주로서 국가적 운영의 방법론 / 아니면 인간처세술이 아닌 군주처세술 정도로 볼 수도 있는데, 나는 여기서 앞의 두 번째에서 말한 인색이니 가혹이니 자비니 하는 백성으로부터의 평판을 전혀 무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 점이 주의할만하다고 여겨지는 이유가 그가 말하는 군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군주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군주론」의 정치기술적 처세들은 기존의 군주체제처럼 군주 스스로, 또는 군주와 그 일당들의 영구적 이익만을 위하여 제시된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안위와 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공리주의적이라 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권력에도 유용하지만 또한 백성을 포함한 국가 전체로 보았을 때에도 유용한 테크닉으로써 「군주론」을 제시한 것 같다.

 첨언하여, 그의 정치 기술적 수사술의 이면에는 역사관과 정치적 이론 외에 그의 운명론적 사고관도 엿볼 수 있다. 그것의 증거로써 그의 책에서 아주 비중 있게 다뤄지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비르투'인데, '비르투'는 대체로 능력(타고난 능력, 덕성)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자유의지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 않은 까닭에 운이 우리 행동의 절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사실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운의 여신은 그 나머지 절반 또는 그 가까이를 우리가 지배하도록 남


겨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나는 주장한다 ..... 전적으로 운에 의존하는 군주는 운이 변함에 따라 멸


망한다... 시대 변화에 자신의 행동방식을 맞추는 사람은 성공하고 마찬가지로 시간과 일치하지 않게 


처신하는 사람은 실패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군주론 제 25 p.125~126)



 마키아벨리는 역사적 근거를 들며 이상적인 세계(국가)를 향한 통치의 과정에서 다양한 방해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데 또한 해결책으로써 이를 능력의 측면의 비르투로써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여우와 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대목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키아벨리는 국가를 이상적이게 다스림에 있어서 단순히 그런 정치 기술적 측면만을 바라본 게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 나머지 절반을 위한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는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그가 이 책을 써낸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와 정리하자면, 마키아벨리는 군주제 통치의 효율적 측면을 찬양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위에서 언급한 여타의 다른 지점들을 볼 때면, 「군주론」은 단순 권모술수라는 딱지로부터 벗어나 우리 삶 속에서의 지침서로 쓰일 여지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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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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