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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저자
헤겔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08-04-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 책은 헤겔 법철학의 기본 취지인 독일어 Recht로 총괄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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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겔의 생존 당시의 독일은 대 혼란기의 시기였다. 주변국인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여전히 300여개의 군소 영주국들로 나뉘어져 이합집산을 반복하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폴레옹의 출현과 시민들의 혁명적 움직임의 태동도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 그 혼란 속에서 세계는 무수한 선(善)의 대결이 있었다. 이는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었다.  헤겔은 이러한 세태를 이성적으로 사고하기를 포기하고 관습이나 자기내면의 주관적 양심, 직관 등에 의존해 판단하고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그래서 헤겔은 그 원조격으로 있는 관념인 고대 아리트토텔레스 이래로 전해지던 공동체적 생각, 그리고 계몽이후 개인의 주관을 강조하고 허락했던 낭만주의적 생각, 또 개인 내면의 이성으로부터 도덕률을 찾고자 한 칸트의 생각, 근대의 합리주의 사조인 공리주의적 생각 등을 그 혼란의 원인 혹은 비판의 대상으로 두었다. 하나 하나를 따지고 본다면 그럴듯 하지만 헤겔의 시선에서 보자면 실상 전부 일면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유래한 이념이나 개념들이었으며, 헤겔은 그 이분법적 구조를 총체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통합하여, 그들 사조 모두를 관통하는 절대정신을 완성하기를 희망했다.

 

 여기서 헤겔은, 그의 책'법철학'에서 왜 법을 추상에 머무르는 단계르고 했을까? 우선 헤겔에게 '법철학' 자체는 객관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법' 자체를 탐구하며 법의 이념, 법이 가지고 있는 속의 정당성을 탐구하여 올바름이란 무엇인지 정의, 선은 무엇인지 등을 밝히는 것을 법철학의 한 과제로 상정한듯 하다. 그런데 헤겔의 여기서 말하는 '법'은 아직은 절대정신의 것으로써가 아니기 때문에 추상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것으로 보앗다. 추상이라 함은 부정의 의미로, 현실에서의 실정법을 이야기한다. 이 실정법의 상태는 지극히 형식적인 상태의 법이다. 법이 형식적인 이유는: 형식적이기만 한 이유는 헤겔에 따르자면 내용을 함께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러한 법이 나타났고 작동되고 있는가에 관한 법의 이념을 실정법은 담아내지 못한 채 작동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전체로써 포괄하지도 못하는 상태이며, 그 속에 개별성에 대한 존중은 있지 않았다. 보편성만 있을 뿐인 것이다. 즉 개개인을 다 담아내고 있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추상적인 것이라 할수있었다.

 

 추상법과 도덕성의 마지막 진테제로 상정된 인륜성의 긴 여정에서, 도덕성은 왜 형식적, 추상적이었을까? 도덕성 역시 전체로써 포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성은 내면성, 즉 자기 자신의 내부로부터 내오는 도덕성, 양심, 규범 윤리학의 정점을 찍은 칸트를 겨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도덕성의 근원은 자기 자신의 주관에서 비롯된 양심에 있다. 큰트는 아마도 '자신의 의지에 따른 도덕적 행동이 보편적이게끔 하라'는 식의 말을 했을때 그렇게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작업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듯 하지만 헤겔은 그런 규범론적, 당위적인 선언은 공허할 뿐이라며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현실에의 실현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개인의 주관적 관념, 양심에 따른다면 양심과 양심이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또 몇 마디 차이로 선(善)이 되기도 하며, 양심에 입각했던 선이 폭력과 강제로 탈바꿈하여 악으로 변모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런 도덕성에만 머무르는 것 역시 부족한 것이었다. 여기에서는 개별성만 존중될 뿐 보편성은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었다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상법과 도덕성 양자는 모두, 각자 그럴듯하면서도 빛과 그림자(헛점)을 함께 지니고 있음이 헤겔에 의해 밝혀졌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헤겔식의 대응체인 양자의 부정의 통합을 통한 완성체로서의 '인륜성'이 나오게 된다. 인륜성은 추상법이라는 공적 부분과 도덕성이라는 사적 부분의 통합의 시도이며, 법이라는 형식적 보편성과 도덕 및 양심이라는 '개인'의 개별성이 종합되어 나타나는 특수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생각에 대해 맞다고 여겨지거나 틀리다고 여겨지는 등 모순과 정합의 충돌, 즉 개념의 운동을 통해 드러나는 이론과 실천의 통합, 이분법의 통합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헤겔의 주장에 대해 혹자는 지극히 관념적이고 사변적이고, 따라서 실질적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비한파는 자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헤겔의 이런 주장이 과연 그렇게나 설득력이 없고 허황된 이야기일 뿐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것, 즉 21세기 지금 현대사회의 난잡함과 부정의,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속에 넌지시 던져주는 실마리가 있는 것이다.

 

 헤겔이 공적 영역의 빛과 그림자에서 그림자를 걸러내고 사적 영역에서의 그림자를 걸러내며, 공과 사, 형식과 내용의 유기적 취합을 한것처럼, 헤겔의 주장도 그런 식으로 취합 추려내야만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며, 우선 헤겔의 법과 양심에 대한 비판 개개를 분석해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도 크다. 부분이 아닌 천체로써 보았을 때에는 헤겔이 공허하다고 헤겔이 비판했던 칸트처럼, 실은 공허한 관념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가 비판할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전 철학적 생각인 고대의 거대 담론, 근대 이후의 합리론에 비해 헤겔의 이념은 훨씬 더 역동적이며 우리에게 철학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즉 관념적이기는 하지만 역동적 관념이며, 헤겔스스로도 앞으로 있을 그런 비판에 대해 스스로를 합리적으로 변호하는데 성공했다.

 

  지금 우리 한반도의 상황은 헤겔이 법철학을 저술할 당시의 독일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극히 부정의가 판을 치며 국민들 또한 그런 부정의의 판국속에 순응하여 이합집산의 난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의 윤리성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국회와 정부의 정치는 진실의 정치, 진심의 정치가 아닌 기회주의적 정치 당리당략에 따른 이해관계의 정치 (대표적으로 이완구 총리의 임명사태가 있겠다. )라는 지극히 한심함속에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 이런 현실 정치와 사회-시민윤리의 부재, 정의의 상실과 근시안적 이익에 따른 이합집산이라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의 상황인 2015년 한반도의 카오스적 상황에서 헤겔의 법철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함과 함께 강한 질타와 근원적 반성을 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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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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