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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후원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그린피스의 사무총장인 제니퍼 모건이 한국을 방문했다. 대담시간에 몇 가지 질문이 있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여 아쉽다. Q1: 그린피스 활동 보고서를 보면 과학자, 엔지니어가 주축을 이루어 화석연료와 기후변화, 생태계, 기타 환경문제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축적하는 작업을 꾸준히 그리고 활발하게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린피스 이념에 대한 철학적 정립이나 윤리학적으로 정밀한 이론적 연구작업에 대한 보고서는 본 적이 없다. 그린피스 내에서 이와 관련한 철학자 및 윤리학자들의 연구작업은 없는 것인가?

 Q2. Q1의 질문은 그린피스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념을 대중 일반 그리고 지역사회에 효율적으로 설득하고 또 학생들을 교육하는 방법과 연결된다. 사실 현대 사회는 항상 경제논리가 이기는 사회이다. (먹고 사는 문제) 그린피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은 현재와 미래사회, 미래 인류를 함께 끌어 안고 깊이 숙고하는 태도이며 그것은 윤리적 방향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전 인류가 따라야만 하는 방향(명령)임에도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합리적 이기주의자들이 분명 적잖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지어낸 여론은 반생태적 정책과 문화를 낳는다.) 그들은 교사들에게 말한다. "왜 윤리적이어야 하는가? 왜 생명과 생태를 고려해야 하는가? 당장 나, 아니 내 주변, 혹은 내 자식 세대, 혹은 나의 계보만 잘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내게 충분히 그럴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왜 내가 존재할지도 존재하지 않을지도 알 수 없는 미래세대를 위해 나의 욕망,욕구를 자제해야 하는가?", 혹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는데 환경과 생태와 윤리가 밥을 주나 돈을 주나?" ("왜 아껴야 하지? 당장 오늘 내일 죽을지 살지도 모르는데, 펑펑 쓰다가 죽으면 그만 아닌가? 미래 세대의 고통은 내가 죽은 다음 아닌가? 그들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 아니다")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양산해내는 과학적 데이터, 수치, 근거만으로는 이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본다. 사실 이러한 데이터들은 너무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당장 돈이 된다면 500년된 원시림을 파괴하는 인간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항산의 문제에 얽메어 당장 지금도 수십만톤의 일회용품을 양산하고 소비하고(버리고) 있다. 그런 토대 위에 자리잡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이들을 설득하고 그린피스의 가치 내로 포섭할 수 없다면 인류의 미래는 묘연한 것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이들을 설득하고 실천적이고 계몽된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정밀한 윤리적 철학적 성찰과 이론적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결론적으로, 합리적 이기주의자들인 아이들과 대다수 기성 세대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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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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