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급규칙 제정에 있어 고려사항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급규칙을 정하는데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내적 기제이며 둘째는 외적 기제이다. 내적 기제는 학생의 변화 가능성, 교육적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둔 규칙으로, 대표적으로는 바른 말 쓰기가 있다. 학생 상호 간 "상스러움", "천박함", "경박함" 등으로 정의될 수 있는 여러 어휘들, 이를테면 은어, 비어, 속어, 줄임말, 기타 소위 말해 "급식체"라고 불리는 말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며, 사용시 가해질 처벌 및 생활 제재 수준을 학급회의를 통해 정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인성적 및 정신적 측면에서의 교육 및 정화(혹은 훈육, 교화, 계몽)의 과정이며 이를 통해 학교폭력 예방을 의도할 수 있다.
외적 기제는 위의 인성적 차원에서의 모종의 교육, 교화 및 예방 시도에서 걸러내지 못했을지 모를 비행이 부정의, 혹은 일탈을 사전적 차원에서 예방하는 외과적 처치라 할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고대 로마에서 귀족 내지 원로원의 착취나 억압으로부터 다수이자 약자였던 평민의 생명과 재산, 여타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졌던 '호민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호민관 제도로부터 그 긍정적 이념을 차용한 시스템으로, '꼬마 파수꾼', '학급 지킴이', '학생 파수꾼' 등 다양한 명칭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이때, 소위 학급 "호민관"을 선정해야 하는데, 이는 상담내역 및 학생기록부를 통한 교사의 판단과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학급에 신뢰할 수 있고 도덕적 품성을 지닌 몇몇의 후보군 학생을 "호민관" 학생으로 선발하면 된다. 이렇게 선발된 학생은 보상, 익명의 활동을 보장하며, 해당 학급에 불미스러운 일이나 앞서 바른 말 쓰기와 같이 학급 내 제정된 규칙을 어기는 학생들을 교사에게 보고하는 등 학생 간 상호 제지를 통해 일탈의 통제 및 조기 감지를 이룰 수 있다. 학급 내 일거수 일투족을 학급 담임교사에게 보고 및 고발토록 하여 통제 및 감시의 사각지대를 원천 하단하며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이다.
2. 어울림 프로그램과의 비교
최근에는 맟춤형 프로그램, 혹은 어울림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여 학교폭력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 이는 학교폭력의 근원적 해결을 목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정부 주도의 현장 맞춤형 대책 활동의 일환으로, 일선의 일부 학교에서 시행되는 정책이다. 특히, 어울림 프로그램은 단순히 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방대한 양과 자료, 대상을 지니고 운영되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까지 고려하며 각 학교급별 및 학년별로, 그리고 학생의 상황에 따라 일반과정과 심화과정으로 구분하는 등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프로그램을 의도한 것이다. 이는 이전에 일회성에 그쳤거나 형식적이고 피동적인, 또는 파편적으로 운영되었던 프로그램에서 이를 보완하고 좀 더 나은 체계로 통합하려는 긍정적 시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주도의 예방 프로그램도 여전히 결정적 한계가 남이 있다. 바로 학교폭력의 근본원인에 대한 처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보통의 상식 수준으로도 주지할 수 있는 것처럼, 일반적 요인으로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개인적 요인, 가정적 요인, 학교 요인, 지역 요인, 사회 문화적 요인 등으로 범주화하여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어울림 프로그램'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원인을 파악하여 가정적 요인에서 학부모 프로그램을, 개인적 요인에서 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학교 요인에서 교사 대상 프로그램을 두는 등 다각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범주화된 여러 원인들은 제 2차적 원인일 뿐 긍국적 원인이 아니므로 이를 인식적 기반으로 삼은 프로그램 역시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비판을 반게 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본질적 원인은 무엇인가?
위와 같은 개인적 요인, 가정적 요인, 학교 요인 등 여러 범주화된 요인을 만든 본질적 원인은 바로 지금 여기 우리 시대의 여러 이데올로기, 이념, 정치체에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는 근대 자유주의의 정치이념의 지배주의적 이념, 즉 제국주의, 청산되지 못한 채 사방에서 부유하고 있는 식민사관의 잔재, 산업 자본주의에서 천민 자본주의로의 후진적 이행, 그로부터 나오는 노동자 그리고 노동 가치의 하락, 노동 착취, 경제적 불평등, 노동에서의 인간 소외, 무조건적인 성장 혹은 발전지향주의적 생활양식, 그리고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이원론적 사고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기반 위에 성립된 우리의 법과 체계, 교육제도, 문화, 정치는 인간을 물화시겼으며 삶의 직접적 현실과는 괴리된 지식 중심의 교육, 경쟁적 입시 풍토, 왜곡된 그리고 천박하기 짝이 없는 출세 지향주의, 공교육에 있어서의 교사의 무력화, 빈곤 가정의 증가, 가정의 붕괴, 부모 교육의 상실, 적재 생존 등을 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현실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상식 일반과 그런 일반 상식을 지닌 시민과 기성세대를 양산하였따. 과연 그런 천박하고 척박한 토대 위에서 가정에서의 아이들을 맡고 있는 부모들은 행복하고 바람직한 상태일 수 있을까? 아이들은 바람직한 인성과 교양을 갖추며 성장할 수 있는가? 결코 아니다.
노동을 통한 자유로운 자아의 창조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고된 노동의 장이 되어버린 척박한 우리의 현실에서는 비록 그것이 지극정성한 수로고움이 가미된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구성된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역시나 단지 현상만을 감소시키는 교육프로글매으로서나 기능할 뿐 지속가능하고 인간 개개인들의 사적 자아창조를 위한, 그리고 학교폭력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는 기 역할에 한계가 있게 된다. 궁극적 원인을 성찰하지 못햔 채 더럽혀지고 척박해진 이 땅 위에는 세대와 학년이 지나고 나면 언제고 그 잔인한 학교폭력의 씨앗이 다시금 고개를 들 가능성은 언제고 내재해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학교폭력의 예방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우리는 정치부더 바꿔야 한다. 총체적 우리 삶의 양식을 단순히 경제성, 이익과 손해, 경제적 성장과 발전주의, 돈, 자본의 잣대, 적과 나의 이분법으로 볼 것이 아니라, 조금은 더 공동체를 위하며, 획일적인 것이 아닌 다원적이며, 탈 인강중심주의의 생태 지향적이며, 타자와 유기적이고 긍정적 관계 속에서 자유로운 사적 자아창조를 할 수 있는 그런 사회, 도덕과 정의와 평등과 인륜성이 살아 숨쉬는 교육의 장, 삶의 장으로 탈바꿈할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교폭력의 본질적 문제 역시 자연스레 해소딜 것이며 학생들의 비폭력적인, 그리고 자유롭고 창조적인 본연지성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단지 학교 안에서의 폭력문제를 넘어 사회 및 국가로까지 그 이념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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