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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2시 사랑니 발치 끝.
잇몸 속애 들어있는 매복 사랑니

위치는 우측 아래.

마취주사도 조금 아프다.
마취후 5-10분정도 기다렸을까.
칼로 죽죽 째고 이가 보이자 팬치로 당긴다.

안뽑힌다. 의사쌤의 손이 덜덜 떨린다. 안뽑힌다.
조금 더 째고 드릴로 이에 구멍을 낸다. 팬치로 답아뺀다. 안뽑힌다. 의사쌤의 손이 또 덜덜 떨린다. 다시 드릴로 이에 구멍을 내고 뽑기를 여러 차례 반복. 이야 빨리좀 뽑혀라... 하고 생각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등과 발 손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마취가 되어 아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두렵다. 뜨거운 피가 입가에 튀겼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이는 전혀 뽑힐 생각을 안하고, 내 입안이 온통 칼질과 피범벅으로 난장판이 되어 있을것을 상상할 즈음 의사쌤이 지친듯 포기하는듯 일어선다. 속으로 생각했다. 난 망했구나... 그런데 끝났다고 얼굴에 씌운 수술보를 치운다.

어느새 뽑혔네. 시계를 보니 두시반.. 한 이삼십분쯤 흘렀다. 마취대기시간까지 하면 뽑는 시간만 이십분정도 걸린듯 싶다.

절개부위는 실로 꿰매지 않았단다. 자연스레 붙는게 건강에 좋다나...

거즈를 물고 일어서니 아뿔싸, 앞이 보이질 않는다. 어질어질하다. 다시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어질어질 눈도 안보이며 서있기조차 힘들어진다. 병원 담당실장의 발치후 안내를 듣는둥 마는둥 건성을 대충 들어넘기고는 비틀거리며 4층 계단을 내려왔다.

미치는듯 싶었다. 몸에 피가 부족한가? 그렇게 나는 거리에 병자처럼 한시간을 식은땀 흘리며 앉아있을수밖에 없었다.

한시간이 더 흘러 마취가 풀리기 시작한다. 거즈는 4시까지 물고 있으라 했으니 아직 삼십분은 더 물고 있어야 한다.

아프다. 군대까지 다녀온 남자지만 입에서 신음이 절로 나온다. 고통스럽다. 병원처방 약을 먹는다. 조금 나아지는가싶더니 다시 아프다. 소용없다. 약국으로 달려가 진통제를 사먹었다. 조금 낫지만 여전히 참기힘든 고통이 몰려온다. 아프다. 고통아 이러지말고 차라리 내 모가지를 깔끔하게 쳐라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간 흘렀을까 저녁 8시가 넘어 통증은 많이 진정되었다. 피는 계속 흘러 예비로 준 거즈를 물고 일찍 잠을 청했다. 점심 이후로는 물만 마셨다. 저녁도 안먹고... 벌어진 절개부의 틈새로 음식물이 낄까봐 먹을 수 없었다. 물만 닿아도 미치는듯 시린 통증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 물고있던 2차 거즈를 빼었다. 처음것과 마찬가지로 핏덩어리가 나온다. 다행이 입안에서 피비린내는 줄었다. 냉동실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얼음팩을 꺼내 문지르며 다시 잠에 들다.

아침을 거르고 아침겸 점심으로 수술 후 첫 끼니를 한다. 죽이다. 입이 쉬이 벌어지지 않아 죽과 멸치조각으로 식사를 한다. 왼쪽으로 대충 식사를 하고 꿀떡꿀떡 삼켰다.
맛있다. 조촐하지만 이렇게 맛있을줄이야.

먹고 아주 조심스레 양치를 한다. 어제 상처부위에 물이 닿았을때 느껴졌던 시린고통이 또 느껴질까 두려워 오른쪽 치아는 닦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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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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