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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저자
헤겔 지음
출판사
한길사 | 2008-04-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 책은 헤겔 법철학의 기본 취지인 독일어 Recht로 총괄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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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겔의 생존 당시의 독일은 대 혼란기의 시기였다. 주변국인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여전히 300여개의 군소 영주국들로 나뉘어져 이합집산을 반복하던 시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폴레옹의 출현과 시민들의 혁명적 움직임의 태동도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 그 혼란 속에서 세계는 무수한 선(善)의 대결이 있었다. 이는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의 충돌이었다.  헤겔은 이러한 세태를 이성적으로 사고하기를 포기하고 관습이나 자기내면의 주관적 양심, 직관 등에 의존해 판단하고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그래서 헤겔은 그 원조격으로 있는 관념인 고대 아리트토텔레스 이래로 전해지던 공동체적 생각, 그리고 계몽이후 개인의 주관을 강조하고 허락했던 낭만주의적 생각, 또 개인 내면의 이성으로부터 도덕률을 찾고자 한 칸트의 생각, 근대의 합리주의 사조인 공리주의적 생각 등을 그 혼란의 원인 혹은 비판의 대상으로 두었다. 하나 하나를 따지고 본다면 그럴듯 하지만 헤겔의 시선에서 보자면 실상 전부 일면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유래한 이념이나 개념들이었으며, 헤겔은 그 이분법적 구조를 총체적으로 바라봄으로써 통합하여, 그들 사조 모두를 관통하는 절대정신을 완성하기를 희망했다.

 

 여기서 헤겔은, 그의 책'법철학'에서 왜 법을 추상에 머무르는 단계르고 했을까? 우선 헤겔에게 '법철학' 자체는 객관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법' 자체를 탐구하며 법의 이념, 법이 가지고 있는 속의 정당성을 탐구하여 올바름이란 무엇인지 정의, 선은 무엇인지 등을 밝히는 것을 법철학의 한 과제로 상정한듯 하다. 그런데 헤겔의 여기서 말하는 '법'은 아직은 절대정신의 것으로써가 아니기 때문에 추상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것으로 보앗다. 추상이라 함은 부정의 의미로, 현실에서의 실정법을 이야기한다. 이 실정법의 상태는 지극히 형식적인 상태의 법이다. 법이 형식적인 이유는: 형식적이기만 한 이유는 헤겔에 따르자면 내용을 함께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러한 법이 나타났고 작동되고 있는가에 관한 법의 이념을 실정법은 담아내지 못한 채 작동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전체로써 포괄하지도 못하는 상태이며, 그 속에 개별성에 대한 존중은 있지 않았다. 보편성만 있을 뿐인 것이다. 즉 개개인을 다 담아내고 있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추상적인 것이라 할수있었다.

 

 추상법과 도덕성의 마지막 진테제로 상정된 인륜성의 긴 여정에서, 도덕성은 왜 형식적, 추상적이었을까? 도덕성 역시 전체로써 포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성은 내면성, 즉 자기 자신의 내부로부터 내오는 도덕성, 양심, 규범 윤리학의 정점을 찍은 칸트를 겨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도덕성의 근원은 자기 자신의 주관에서 비롯된 양심에 있다. 큰트는 아마도 '자신의 의지에 따른 도덕적 행동이 보편적이게끔 하라'는 식의 말을 했을때 그렇게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작업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듯 하지만 헤겔은 그런 규범론적, 당위적인 선언은 공허할 뿐이라며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현실에의 실현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개인의 주관적 관념, 양심에 따른다면 양심과 양심이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또 몇 마디 차이로 선(善)이 되기도 하며, 양심에 입각했던 선이 폭력과 강제로 탈바꿈하여 악으로 변모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런 도덕성에만 머무르는 것 역시 부족한 것이었다. 여기에서는 개별성만 존중될 뿐 보편성은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었다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상법과 도덕성 양자는 모두, 각자 그럴듯하면서도 빛과 그림자(헛점)을 함께 지니고 있음이 헤겔에 의해 밝혀졌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헤겔식의 대응체인 양자의 부정의 통합을 통한 완성체로서의 '인륜성'이 나오게 된다. 인륜성은 추상법이라는 공적 부분과 도덕성이라는 사적 부분의 통합의 시도이며, 법이라는 형식적 보편성과 도덕 및 양심이라는 '개인'의 개별성이 종합되어 나타나는 특수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생각에 대해 맞다고 여겨지거나 틀리다고 여겨지는 등 모순과 정합의 충돌, 즉 개념의 운동을 통해 드러나는 이론과 실천의 통합, 이분법의 통합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헤겔의 주장에 대해 혹자는 지극히 관념적이고 사변적이고, 따라서 실질적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비한파는 자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헤겔의 이런 주장이 과연 그렇게나 설득력이 없고 허황된 이야기일 뿐일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것, 즉 21세기 지금 현대사회의 난잡함과 부정의,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는 속에 넌지시 던져주는 실마리가 있는 것이다.

 

 헤겔이 공적 영역의 빛과 그림자에서 그림자를 걸러내고 사적 영역에서의 그림자를 걸러내며, 공과 사, 형식과 내용의 유기적 취합을 한것처럼, 헤겔의 주장도 그런 식으로 취합 추려내야만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며, 우선 헤겔의 법과 양심에 대한 비판 개개를 분석해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도 크다. 부분이 아닌 천체로써 보았을 때에는 헤겔이 공허하다고 헤겔이 비판했던 칸트처럼, 실은 공허한 관념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가 비판할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전 철학적 생각인 고대의 거대 담론, 근대 이후의 합리론에 비해 헤겔의 이념은 훨씬 더 역동적이며 우리에게 철학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즉 관념적이기는 하지만 역동적 관념이며, 헤겔스스로도 앞으로 있을 그런 비판에 대해 스스로를 합리적으로 변호하는데 성공했다.

 

  지금 우리 한반도의 상황은 헤겔이 법철학을 저술할 당시의 독일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극히 부정의가 판을 치며 국민들 또한 그런 부정의의 판국속에 순응하여 이합집산의 난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의 윤리성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국회와 정부의 정치는 진실의 정치, 진심의 정치가 아닌 기회주의적 정치 당리당략에 따른 이해관계의 정치 (대표적으로 이완구 총리의 임명사태가 있겠다. )라는 지극히 한심함속에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 이런 현실 정치와 사회-시민윤리의 부재, 정의의 상실과 근시안적 이익에 따른 이합집산이라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의 상황인 2015년 한반도의 카오스적 상황에서 헤겔의 법철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함과 함께 강한 질타와 근원적 반성을 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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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철학을 범주화하자면 1.이오니아 학파(=밀레토스 학파), 2. 피타고라스 학파로 나눌 수 있다.

1. 이오니아 학파에는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가 있다.


이 학파의 탐구 대상은 다음과 같다. 영구적인 어떤 것, 외견상의 변화의 무질서르 꿰뚫고 영속하는 어떤 것을 찾고자 했다. 이를 하나의 영속하는 기본 물질(stuff), 또는 원질(substance)이라고 한다.

1-1. 탈레스는 원질을 물 또는 습기라고 했다. 얼음, 물, 수증가와 같은 세갖  형태의 것.

1-2. 아낙시만드로스는 원질을 온, 냉, 건, 습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대립한다. 추가적으로 온, 냉, 건, 습의 원질(기본물질)은 무한자(apeiron)라는 어떤 물질의 최초상태이자 덩어리인 것에서 분리되어 나왔다고 생각했다. 

1-3. 아낙시메네스는 원질을 공기라고 생각했다. 안개, 물, 더 나아가 물이 고체의 물질로 응축된다고 생각했다. 호흡, 혼.

1-4. 결론: 원시적인 생각이다. 


2. 피타고라스 학파: 피타고라스 학파의 주장

2-1. 인간의 혼의 불멸성, 혼의 윤회, 전체로서의 우주가 하나의 생명체라는 믿음.

2-2. 원질: 우주는 무한량의 공기나 숨으로 있으며 이것이 생명을 준다고 생각했다.

2-3. 인간의 목표: 순수 정신과 다시 결합하는 것.

2-4. 목표를 향한 방법: 끊임없는 윤화, 정화.

2-5. 방법의 방법(수단): 수학, 음악을 통해 질서,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1~2의 결론: 원시적인 생각이며, 틀린 생각이다. 이들의 사고를 배우는 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직은 정확히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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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행위(行爲)"하자.

 

단순히 대상을 지향하는 단계에서의 인식은 단지 그 대상을 표상할 뿐이지, 그 인식 작용 자체가 대상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사랑함'이 좋은 것이 되기 위해서는 사랑의 대상에게 그 감정이 전해지고 서로 통(通)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통함의 과정은 행위(行爲)를 기반으로 한다. 행위는 단순히 대상을 향한 인식의 상태와는 달리, 대상과 관계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그 대상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누군가를 사랑할 경우 그것이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사랑함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좋음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상대방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내 의식 속에서 표상될 뿐 대상에게 변화를 초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랑에 행위가 필요한 이유이다. 또다시 다짐한다. 누군가에게 사랑의 감정을, 혹은 호감(好感)을 느끼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감정을 행하자고.

 

 

어제 오전에 잠을 청하다가 꿈을 꾸었다. 아마 이번에는 정말 지독한 상사병에 걸린듯하다. 내가 짝사랑만 해왔던, 이제는 만날수 없는, 바로 그녀가 나온 것이다. 꿈속에서는 나도 그녀도 어느 도서관의 열람실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마침 내 머리맡에의 책읽어주는 라디오에서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가 흘러나와 꿈과 그 소설과 내용이 약간 섞였던 듯하다. 어쨌든, 현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결국 말 한마디 제대로 못건네보고 라디오의 낭독이 끝남과 함께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조차 눈치보며 있는데 현실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기회가 온다고 한들 내 진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다짐한다. 다시는 열차를 놓치지 않겠다고.삶은 바로 지금 그리고 여기를, 이 순간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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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군가를 듣기 위해 들어오는 분들이 많아 음악과 함께 다시 올립니다.

해군 대표 군가입니다.


해군 10대 군가는 아래와 같다.

1 해군가

2 브라보 해군

3 바다의 용사

4 해양가

5 바다로 가자

6 내 청춘은 파도다

7 바다는 부른다

8 바다에 산다

9 군함행진곡

10 앵카송


이 있으며, 기초군사 교육장의 군가로는


11 교육사령부가 


가 있다.

 

1~5번 곡은 이전 글 (←클릭하라)에 있으며 나머지 6~11을 지금 기회에 올린다.

6.내 청춘은 파도다

7.바다는 부른다

8.바다에 산다

9.군함행진곡

10.앵카송

 

 

7번군가와 11번 군가는 파일이 분실되는지 없다.

가사를 보면서 부를수는 있지만, 차마 필자의 육성을 녹음해 올릴수는 없었다. 얼마나 맞으면서 외웠으면 아직까지 다 기억이 날까.

 

가사

6. 내 청춘은 파도다

(1절)

내청춘은 파도여 파도와 산다

출렁대는 파도는 사나이 가는 길

갈갈 갈매기 벗을 삼아

파파 파도를 헤쳐간다

내내 내 청춘 불사르면

멋멋 멋쟁이 아가씨가

우리들을 기다린다

예예예 파도는 푸르다 나도 푸르다

푸른 파도 이겨야 내일이 있다

(2절)

내 청춘은 파도여 파도와 산다

높고 낮은 파도는 인생 사는 길

파파 파도가 부서지는

바바 바다를 헤쳐간다

내내 내 청춘 불사르면

늘늘 늘씬한 아가씨가

우리들을 기다린다

예예예 파도는 푸르다 나도 푸르다

푸른 파도 이겨야 내일이 있다

 


7. 바다는 부른다

(1절)

바다는 부른다 너를 부픈다

사나이 대장부 너를 부른다

고동소리 울려라 닻을 올려라

갈매기 흥겨워 춤을 춘단다

태평양 저바다 사나이 마음

한평생 다바쳐도 후회는 없다

(2절)

바다는 부른다 너를 부른다

사나이 대장부 너를 부른다

기적소리 울려라 돛을 올려라

바람도 흥겨워 노래 부른다

끝없는 수평선 사나이 마음

이한몸 다받쳐도 후회는 없다

 


8. 바다에 산다

(1절)

아침햇살 반짝이는 수평선 위에

불끈쥔 두주먹 힘이 솟는다

바다에 목숨걸자 맹세한 우리

갈매기 벗하며 바다에 산다

바다에 산다

(2절)

저녁노을 불게타는 수평선 위에

사나이 가슴속 히이 솟는다

통일에 목숨걸자 맹세한 우리

파도서리 벗하며 바다에 산다

바다에 산다

 


9. 군함행진곡

(1절)

우리는 대한남아 바다의 사나이

바다에 목숨걸고 젊음 태운다

겨레의 생명선을 지키는 우리

군함이 가는길에 조국이 있다

오늘도 출동이다 닻을 올려라

사나이 끓는 투지 용솟음 친다

(2절)

우리는 대한남아 바다의 사나이

바다에 한몸바쳐 젊음 태운다

겨레의 번영선을 지키는 우리

군함이 가는 길에 조국이 있다

오늘도 출동이다 닻을 올려라

사나이 끓는 투지 용솟음 친다

 


10. 앵카송

동이트는 아침바다 갈매기때 춤추고

달이뜨는 저녁하늘 앵카송이 퍼진다

푸른바다 오대양을 주름잡는 사나이 깡깡

너와나는 충무처럼 길이길이 빛난다

에이 에이 에이 에이

동이트는 아침바다 갈매기때 춤추고

달이뜨는 저녁하늘 앵카송이 퍼진다

 


11. 교육사령부가

(1절)

우리는 대한해군 교육의 기수

충무공의 빛난 얼이 용손음친다

강하고 멋진장병 우리가 길러

필승하군 건설에 앞장서 나가자

(2절)

여기는 대한해군 교육의 요람

충무공의 혼을 잇는 보람에 산다

높은 뜻 젊은 기상 하나로 뭉쳐

대양해군 건설을 선도해 나가자

(후렴)

교육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

자랑스런 해군 교육사

해군 교육사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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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정리한다. 졸업 후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득하여... 오늘의 글은 시장의 철학의 핵심 논쟁에 관한 글이다.


급진자유주의 정치철학

저자
윤평중 지음
출판사
아카넷 | 2009-06-2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급진자유주의란 무엇인가?전 지구적 맥락에서 신자유주의의 파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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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라는 것을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문명이라 할만한 인류사회의 태동 이래로 계속 함께 해온 것이라 할수있다. 그 긴 인류의 역사이자 시장의 역사 속에서, 시장의 철학에서의 중점적 논쟁은 19세기 전 후의 것인데, 시장에 관한 이론이 나온 시기가 이때이기도 하다. 당시 19세기의 대세는 식민주의, 제국주의의 시기였으며 산업혁명의 시기이기도 하였다. 이때의 시장질서에 관한 사상은 자유방임주의, 자유에 입각한 고전적 자본주의가 토대를 이루었다. 이는 프랑스혁명 등 시민 스스로가 쟁취한 사적 소유, 상업의 보장이라는 자유의 쟁취, 즉 자유주의적 이념을 토대로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러한 고전적 시장질서에서는 심각한 모순점이 있었으니...

 

 맑스에 따르자면 빈익빈 부익부, 빈곤과 기아, 인간소외 등이 그러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제시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반(反)시장적 사회주의, 그리고 질서 자유주의 등이었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여러 모순점과 고전적 경제체제의 성장한계에 따른 대안은 사회주의나 질서 자유주의가 아닌 케인즈식 수정 자유주의가 되었다. 그런데 이 역시도 문제가 있었는데, 국가가 개입하여 통화를 조절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등 국가가 시장을 밀어주는 형식의 이 수정자유주의도 모순점을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문제를 극대화시키기에 이른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나온 대안이 지금의 신자유주의인 것이다. 허나 이 신자유주의 역시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경제, 그리고 여기서 기인하는 '돈으로 돈을 버는 현상' 등이 더 심화되면서 폐해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시장의 변천사를 보자면 사실 지금까지의 시장문제에 대한 대안적 방법들은 시장의 모순점(이를 인간적 모순점이라 표현하고 싶다)을 극복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내재된 '성장의 한계', 그리고 '이윤율 하락의 법칙'이라는 필연적 경향성의 구조적 모순점을 해결하기 보다는 애써 때우는 식의 처방이었다. 종합하여, 시장에 대한 위와 같은 일련의 방법들은 공통적으로 '큰 국가, 작은 시장' 과 '작은 국가 큰 시장'이냐에 관한 것이었으며, '자유가 먼저냐, 평등이 먼저냐'에 관한 논쟁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자유질서가 먼저이냐 평등의 민주질서가 우선이냐 하는 것이리라.

 

 '시장의 철학'에서 바라보는 이 문제는 다음과 같다. 현대 사회의 자유민주주의라 일컫는 정치 및 경제 체제는 그 자체로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순으로 인해, 모순을 에너지 삼아 현대사회가 역동성 있게 진보해나간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자유민주주의에서의 자유와 민주는 서로 동 근원적이지만 서로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은 결코 공약불가능하여 갈등이 있을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개로 있던 자유와 민주의 이념이 한께 가는 순간, 그래야만 진보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또한 있는데, 자유가 먼저이냐 민주질서가 먼저이냐는 대립이 있다고 할때 자유가 가장 선차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기도 하다. 자유주의와 시장, 자생적 시장질서를 망각한 한국진보와 한국 보수들이 행하는 지금의 난맥상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자유주의 시장질서에서 말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자유와 자유시장이 지닌 자율성, 시민사회, 신뢰, 계약 등의 속성은 현대 인류의 "현대"성을 구성하는 아주 근본적인 것, 즉 자유와 시장은 곧 현대성과 같다는 말인다. 따라서 이들을 잠시 유보한 채 진행되는 어떠한 대안적 이론들도 결국 현실성과 현대성이 결여된, 실현불가능한 것이며, 따라서 시장의 모순과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유'라는 근본이념을 함께 가져갸아 한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자생적 질서와 위계적-인위적 질서를 비교했을때 자생적 시장질서는 위계적 환경(이를테면 소련이나 북한)에서조차 자생하였으며 결국에 인위적 위게질서는 역사적으로 실패했음이 증거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의 시장철학이 문제가 없고 설득력이 충분한가를 생각해보았을때 꼭 백퍼센트 그러하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더 근본적인 물음으로 내려가 자유주의의 핵심인 재산권, 소유의 문제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유주의에서 발생하는 "모순"들이 과연 모순이라고 불려야 마땅한지, 아니면 자유라는 것 자체가 모순덩어리는 아닌지 고민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철학'에서의 갈등이 꼭 평등, 즉 민주주의와 시장, 즉 자유주의간 대립의 구도를 그리고 있는가 하는 점도 생각해볼만한 것이다. 우선 자유주의의 핵심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유권, 그리고 자유의 행사가, 말 그대로 열린 자유인가 했을 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는 순간 분명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자유' 대 '자유'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자유의 제한으로써의 법률과 계약이다. 이 역시 자생적 질서(cosmos)에 해당한다. 즉 공생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유의 제한이 있을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주의에서는 자유와 제한이 본성적으로 공존할수밖에 없음이 자명함이다. 자유시장에서의 가격의 문제도 그러하다. 가격을 자생적 질서에만 맡긴다면 '가격'이 물건의 순수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원가 이하 처분'이라던가 독과점에서의 '거품 가격'이 그러하다. 사실상 '가격'이라는 것은 물건의 순수가치를 반영해야함이 마땅한데 자생절 질서에만 기댄다면 그 반영이 불가능하다. 하여 계획경제, 즉 자유의 제한이 필요한 이유가 나온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철학에서 말하는 자유, 자생성, 자율성의 개념은 아주 중요한 근본이념이며 무엇보다도 선차적이라는 것에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또한 알아두어야 할 것은, 현대 시장질서에의 문제는 사실 자유와 평등의 대립구도가 아닌 자유를 바탕으로, 즉 자유의 발판위에 선 이기심과 비 이기심의 대립구도로 보아야 하며, 또는 개인성 또는 개인주의와 공공성과의 대립이라는 사실이다. 자유라는 중핵적 이념이 없는 상태에서는 논쟁조차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바로 앞서서의 '법률'이나 '계약'을 통한 자유의 제한이 자유시장질서의 유지를 위해서라면 필연적이며, 자유를 얼마나 제한할 것인가와, 그리고 이를 통한 공공성, 공동체주의, 인간성의 회복을 향한 투쟁이야말로 시장의 철학에서의 핵심적, 그리고 21세기 새로운 자본주의와 시장의 철학에 남은 핵심적 과제라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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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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